동역자이야기

나에게 삼형제를 주신 이유 / 김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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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남교회
댓글 0건 조회 21회 작성일 26-02-0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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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왜 셋이나 주셨을까? 종종 드는 의문이다. 나처럼 못나고 부족한 사람에게 자녀를 셋이나 주신데는 분명 이유가 있으실 거란 생각이 든다. 일밖에 모르던 20대 때는 결혼도 관심이 없었고 아이는 더더욱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아기를 데리고 다니는 엄마들을 보면 불쌍하고 한심해 보이기까지 했다. 자기 커리어도 버리고 예쁘게 꾸미지도 못하고 찡찡대는 아기를 달래는 엄마들을 보면 한숨이 나왔다. 그래서 가끔 친구들을 만나면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나는 네가 우리 중에 제일 늦게 결혼할 줄 알았어!”, “난 예림이가 평생 애 없이 살 줄 알았는데 셋이나 낳았어!” 나도 아직까지 내가 삼형제의 엄마라는 게 신기할 때가 있다. 

내 인생에 지금보다 더 행복할 때가 있었나 싶다. 아이들이 너무 예쁘고 매일 매일이 감사와 감동이다. 세상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또 있을까 싶고 아이들 코딱지마저 예뻐죽겠다. 얼마 전에 아이들의 학예회가 있었는데 그때 찍은 동영상을 몇 번이고 보고 또 보며 울고 또 울었다. 심지어 마크는 남진의 ‘님과 함께’에 맞춰 코믹 댄스를 추고 있는데 눈물이 났다. 내 품에서 꼬물대던 아가들이 언제 이렇게 커서 연극도 하고 춤도 출까? 너무 대견하고 기특했다. 셋 다 더 이상 안 크게 꽁꽁 묶어놓을 수도 없고 지금의 아이들이 너무 예쁜데 계속 콩나물처럼 자라고 있으니 하루 하루가 너무 아쉽고 또 소중하다.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자녀로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나님의 대리인으로서 삼형제를 정말 잘 양육하고 싶은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루도 안 빠지고 하는 기도 중 하나가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게 지혜를 달라는 것이다. 시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본인은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서 그냥 아이들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만 엄청 하셨다고.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그랬더니 넷 다 잘 됐다고. 참고로 남편은 사남매 중 장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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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결혼했을 때 적어도 넷은 낳자고 했다. 사실 루크(누가)와 마크(마가) 이름은 사형제를 낳아 4대 복음서 저자로 이름을 짓고자 남편이 지어준 이름이다. 하지만 둘을 낳고 너무 힘들어서 남편에게 더는 못 낳겠다고 했다. 루크와 마크는 미국에서 출산을 했는데 산후조리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루크때는 시어머니께서 잠시 와주셨지만 마크때는 코로나 때문에 아무도 도와주러 못 오셔서 참 힘들었었다. 3년 전쯤부터 한국에 들어와 정착하게 되었다. 둘째도 어느 정도 크고 가족들이 가까이 있으니 몸도 마음도 좀 편안해졌다 싶을 때 셋째가 찾아왔다. 전혀 계획치도 예상치도 못했던 일이었다. 남편에게 셋째 이름을 매튜(마태)나 존(요한)으로 짓지 말자고 했다. 4대 복음서를 완성하지 못하면 왠지 미션을 실패한 기분이 들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남편이 셋째는 구약에서 이름을 지어주었다. 갈렙(케일럽). 

셋째 이름은 케일럽이지만 남편은 아직도 넷째, 심지어 다섯째, 여섯째도 원한다. 이유는 하나님께서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말씀을 보면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이를 출산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을 거절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지금 넷째를 낳기엔 40대에 접어들어 여기저기 아픈 나에게 감당할 수 있는 일인지 자꾸 의문이 들어 아직도 남편과 결론이 없는 논의(?) 중에 있다. 

셋째를 한국에서 출산하게 되어 처음으로 산후조리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왜 사람들이 조리원 천국이라는 말을 하는지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정말 신세계였고 너무 편하고 좋았다. 그리고 셋째가 예뻐도 너무 예뻤다. 첫째와 둘째가 너무 좋아서 셋째를 낳으면 또 예쁠까 싶었는데 정말 심장이 터질만큼 사랑스럽고 좋았다. 안 낳았으면 어쩔 뻔했나 싶어 시도 때도 없이 감사 기도를 했다. 나같은 죄인에게 이런 선물을 또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사실 지금도 아기 천사를 셋이나 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하다고 매일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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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는 내가 너무 부족해서 자녀들을 키우며 나의 믿음을 성장시키시고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하시려는 것 같다. 나의 부족한 믿음, 그리고 나의 못난 부분들을 채우고 하나님께 더 의지하며, 더욱 성경적으로 살라고 아이들을 보내주신 것 같다. 나는 그 뜻에 따라 하나님의 자녀를 돌보는 청지기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하며, 나의 생각과 뜻이 아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아이들을 양육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루크, 마크, 케일럽은 나의 자녀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강진으로 내려오게 하시고 강남교회를 만나게 하신데는 다 이유가 있으시다고 생각한다. 특히 목사님께서 다음 세대에 많은 고민을 하시고 노력을 하시는 걸 보면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참 좋으시겠다는 생각도 들고 강남교회에 다니는 아이들도 참 부러워진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사실 나는 행복하지 못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강남교회에 다니며 정말 많이 든 생각이 나의 청소년 시절을 이런 교회에서 보냈다면, 내가 더 일찍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행복했을 텐데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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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가 쪽은 서울대 집안이다. 친정아버지는 8남매 중 늦둥이 막내로 태어나셔서 할아버지가 친정아버지 중학교 때, 할머니가 고등학교 때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조부모님 얼굴도 한번 뵌 적이 없다. 큰 아버지 다섯 분이 모두 경기고, 서울대 출신이시고 고모 두 분은 숙명여대 출신이시다. 아빠만 공부를 열심히 안해서 한양대 건축학과를 가셨다. 연세가 있으셔서 지금은 아빠와 작은고모 빼고는 모두 돌아가셨다. 아빠는 형들 집에 여기 저기 얹혀 살며 간신히 대학을 졸업하시고 건설 쪽 사업을 몇 번 하셨는데 모두 잘 안되어 항상 집이 힘들었다. 아빠 말로는 재산을 형들이 다 나눠 가지고 어린 나에겐 하나도 주지 않아서 처음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거의 없다하셨다. 집에 빚이 쌓여가 엄마는 항상 눈물로 사셨다. 내가 대학에 갈 때쯤 자고 있는데 엄마가 방에 들어와 흐느끼시며 너무 미안한데 너를 대학에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나는 들었다. 그리고 그날 결심했다. 내가 벌어가겠다고. 이것도 정말 부끄럽지만 나는 공부를 정말 잘했다. 그래서 당연히 명문대에 바로 진학할 거라 모두가 생각하고 있었다. 장학금, 아르바이트 등으로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었겠지만 어린 생각에 내가 대학 생활을 하면 부모님이 너무 힘드실 것 같아 졸업 후 바로 직장에 들어갔다. 2년 동안 집에 생활비를 보태며 열심히 등록금을 모았다. 그리고 2년 뒤 대학에 진학했다. 나때는 수능 400점 세대였는데 500점으로 바뀌며 구조가 좀 바뀌게 되었다. 일만 하다 대학에 갑자기 진학을 하게 되니 원하는 만큼의 좋은 대학은 못 갔다. 하지만 결국 아빠의 한(?)을 풀어드리려 학사 때 가지 못했던 서울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학비를 벌기 위해 일을 하며 나보다 더 불행한 아이가 있을까 싶었지만 지금 와서 보면 이 모든 일이 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일이고, 이 모든 것이 다 은혜였다. 내가 하나님을 떠나있었지만 하나님은 나를 떠나지 않으셨고, 더 나를 성숙하게 하시고 길을 열어주시고 하나님께 더 다가가게 만드셨던 것이다. 

석사 과정을 하며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삼형제를 얻었다. 가장 중요한 건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 너무 행복하다. 삼형제를 나의 소유가 아닌 하나님의 뜻을 이어가는 존재로 생각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이 귀한 선물을 잘 양육하도록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예수님 만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이들 눈빛, 숨소리, 손짓 하나 하나 모든 게 너무 감동적이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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