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역자이야기

(연재) 작은교회, 큰 이야기 - 보내는 마음, 떠나가는 마음 / 김봉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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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남교회
댓글 0건 조회 9회 작성일 26-04-1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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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남교회에는 김옥주 전도사님과 김성령 사모님이 계셨습니다. 2024년에 강남교회로 찾아오셔서 전도사로 동역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아직 우리 교회가 전도사님을 모실 형편이 되지 않아서 망설였지만, 전도사님은 강남교회 전도사님이 되셨습니다. 전도사님은 언제나 성령님과 함께하셨습니다. 사모님의 이름이 ‘김성령’님이기 때문입니다.

그 후로부터 우리 교회는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노트북을 앞자리에 놓고 앉아서 PPT를 띄워 주는 정도였는데, 교회 뒤편에 있는 작은 방이 방송실로 꾸며지면서 완벽한 방송 시스템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우리들은 감히 알지도 못하는 분야인 컴퓨터와 연결하는 방송 시스템과 음향 시설이 설치되어 방송실에서 모든 조절이 가능해졌습니다.

주일마다 설교하시는 목사님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유튜브로 송출되는가 하면, 찬양단의 보컬 목소리뿐만 아니라 악기마다 마이크를 부착하여 악기 소리와 함께 찬양이 들려집니다. 피아노, 기타, 바이올린, 심지어 드럼의 여러 부분에까지 마이크가 달려서 자칫 목소리만 들릴 뻔한 찬양이 모든 악기와 한데 어우러져 더 좋은 찬양으로 들리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우리는 잘 모릅니다. 더운 날도 땀을 뻘뻘 흘리며 교회의 천정 위로 올라가 선을 연결하고, 교회 바닥의 둘레에도 선과 선을 연결할 뿐 아니라, 카메라를 또 이곳저곳에 설치하여 강단이 입체적으로 보이게끔 모든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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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몇 달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런 일을 남모르게 해내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배의 모든 순서를 입력하여 모니터에 띄우기 위하여 누구보다 더 일찍, 더 많이, 더 늦게까지 교회에 나와서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지난 약 2년여 동안에 이런 큰일을 해내셨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사초리에 전도사님이 살 집을 혼자 힘으로 건축한다는 점입니다. 아니, 두꺼비 집도 아니고 강아지 집도 아닌, 그 큰 집을 어찌 짓는지 그 기술의 무한한 능력을 우리 범인으로서는 다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설교면 설교, 악기면 악기 못 하시는 것이 없습니다. 베이스 기타도, 피아노도, 드럼도 백방으로 타고난 탈렌트이십니다. 물론 사모님도 이에 걸맞게 실 가는 데 바늘 가는 격으로 모든 일에 보조를 맞추어 주며 늘 우리와 함께하시는 성령님처럼 옆에서 떠나지 않으십니다. 강남교회의 홈페이지도 목사님과 힘을 합하여 단시일 내에 만들어서 교회의 모든 일정과 행사들을 한데 모아서 펼치고 볼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거울 같은 호수 위에 떠 있는 오리를 보면서 참 고요하고 운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리가 고요히 떠 있는 그 모습에는 보이지 않는 물 밑에서 계속 움직이는 발의 수고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전도사님의 지금 그 모든 모습 속에는 그동안의 삶의 발버둥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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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모든 꿈이 꾸는 대로 다 이루어지리라고 믿던 그 시절에 그는 선교사를 꿈꾸었습니다. 그래서 직장에 다니면서 신학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야간 신학을 시작했습니다. 학부의 과정을 마치고는 다니던 직장을 포기하고 대학원의 과정을 위해 서울로 갔습니다. 그러나 경제적인 어려움이 닥치자 한 학기만 쉬었다 가자고 한 것이 그 마지막 학기를 지금까지 마치지 못했습니다. 친구와 동업을 하였는데 처음 생각처럼 잘되지 않아서 크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하나님께서 말씀을 증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여러 교회를 섬겼습니다. 수원에서는 교육전도사로, 다시 무안으로, 다시 경기도 시흥으로 오가며 부교역자로 헌신을 했습니다. 그러다 친구와의 동업을 다 정리하고 시흥에서 개인 사업에 집중하게 되었을 때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귀촌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강진으로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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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나님이 부르시는 선교지가 ‘어디든지 가오리다’는 마음으로 섬으로 가려고도 해 보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또 어느 교회에서는 전도사님이 담임 목사님보다 선배라서 안 된다고 했고, 어느 교회에서는 그냥 평신도로 헌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모든 시간 가운데서 하나님께서는 물 밑에서 쉬지 않고 작업을 하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우연히 강남교회와 만남의 인연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네이버에 올린 ‘보아스테크’라는 전도사님의 광고를 보고 목사님이 컴퓨터 수리를 맡기러 사초리에 있는 전도사님 댁으로 찾아오셨답니다. 그 일로 강남교회를 방문하게 되었고,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 목사님과 아름다운 정원을 보며 교회가 참 평안하고 좋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후로부터는 전도사님의 마음속에 강남교회와 목사님이 자꾸 그려졌습니다. 그래서 상담도 하고 이력서도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목사님은 ‘지금은 너무 이르고 내년쯤에나 부교역자를 생각한다’는 메일을 보냈답니다. 그런데 전도사님은 하나님의 뜻인지 메일을 읽지 못한 채로 평신도로 섬기던 교회를 나와서 ‘강남교회로 가자’는 마음의 행로대로 움직였습니다. 목사님은 이렇게 강남교회로 돌진한 전도사님을 24년 5월에 맞아들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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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부르신 목적은 강남교회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시험을 통과하는 길목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초리에 삶의 터전을 짓고 안락하게 살려고 하는 전도사님을 ‘사초제일교회’로 부르셨습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선교사의 꿈을 버리지 않았던 그 마음을 아시고, 이제 전도사이지만 한 교회를 전담할 담임 목회자로 세우셨습니다.

‘내게 줄로 재어 준 구역은 아름다운 곳에 있음이여 나의 기업이 실로 아름답도다’(시 16:6)

전도사님은 다윗을 좋아하고 시편 16편을 즐겨 묵상하신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처럼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시련과 연단을 겪으면서도 그 믿음의 견고함을 보시고 마음에 합한 자라고 인정하셨나 봅니다. 그래서 이렇게 아름다운 목회지를 줄로 재어 준 구역으로 예정하시고 인도해 주신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모든 시련의 과정들이 하나님이 계획하시는 아름다운 그림으로 확실하게 그려지기 위함이었습니다.

사초제일교회는 아주 훌륭한 목사님이 계시다가 은퇴하셨습니다. 그 빈자리에 안 목사님이 추천하는 분이라면 목사 안수를 받지 않은 전도사라도 쾌히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이 준비된 교회입니다. 강남교회로서는 참으로 보내기 아쉬운 마음이지만, 목사님의 넓은 아량과 이 일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음을 믿는 모든 동역자들이 기쁜 마음으로 보내 드리기로 했습니다. 26년도의 목회 계획을 비롯해 설교 본문과 제목까지 다 짜 놓은 상황에서 전도사님을 보내 드리는 것은 동역자들보다 목사님이 더 힘들고 어려웠을 것입니다.

2026년 1월 11일. 밤새 내린 눈으로 온 천지가 하얗게 덮였습니다. 오늘 두 분을 강남교회가 보내 드리고, 전도사님과 사모님은 사초제일교회로 떠나는 날입니다. 목사님은 전도사님과 사모님을 앞으로 부르셔서 ‘감사장’을 전달하셨습니다. 보내는 마음의 아쉬움과 뭉클한 감동이 담긴 긴 감사의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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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포장하지 않으며 묵묵히 사역을 감당하면서도 끝내 자랑하지 않으며, 아무도 몰라주어도 서운한 기색 한 번도 내비치지 않았던 모습의 당신이 복음을 전하는 강단에서는 눈물을, 예배당을 보수하는 일에는 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성실한 자의 땀, 복음을 전하는 자의 눈물, 은혜에 충만한 자의 찬양, 그것만큼 값지고 아름다운 것은 없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당신에게 받은 선물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지우지 않겠습니다.’ - 감사의 글 일부 발췌 -

인사말을 하라는 목사님의 말씀에 전도사님은 울먹이며 한참을 아무 말씀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전도사님을 떠나보냈습니다. 그러나 떠나간 것이 아니라 함께 동역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도사님과 사모님은 아직도 우리 마음과 생각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땅에 있는 성도들은 존귀한 자들이니 나의 모든 즐거움이 그들에게 있도다’(시 16:3)

전도사님은 사초제일교회를 성장시킬 것이며, 성도들을 존귀하게 여기며 그들로 인하여 즐거워하는 좋은 목자가 되실 것입니다. 때를 따라 필요한 것을 채워 주시는 우리의 목자이신 예수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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