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호와의 말씀이 하드락 땅에 내리며 다메섹에 머물리니 사람들과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눈이 여호와를 우러러봄이니라
2 그 접경한 하맛에도 임하겠고 두로와 시돈에도 임하리니 그들이 매우 지혜로움이니라
3 두로는 자기를 위하여 요새를 건축하며 은을 티끌 같이, 금을 거리의 진흙 같이 쌓았도다
4 주께서 그를 정복하시며 그의 권세를 바다에 쳐넣으시리니 그가 불에 삼켜질지라
5 아스글론이 보고 무서워하며 가사도 심히 아파할 것이며 에그론은 그 소망이 수치가 되므로 역시 그러하리라 가사에는 임금이 끊어질 것이며 아스글론에는 주민이 없을 것이며
6 아스돗에는 잡족이 거주하리라 내가 블레셋 사람의 교만을 끊고
7 그의 입에서 그의 피를, 그의 잇사이에서 그 가증한 것을 제거하리니 그들도 남아서 우리 하나님께로 돌아와서 유다의 한 지도자 같이 되겠고 에그론은 여부스 사람 같이 되리라
8 내가 내 집을 둘러 진을 쳐서 적군을 막아 거기 왕래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 포학한 자가 다시는 그 지경으로 지나가지 못하리니 이는 내가 눈으로 친히 봄이니라
하나님께서는 스가랴 선지자를 통해 열방을 향한 심판과 자기 백성을 향한 보호의 약속을 동시에 선포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과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눈이 여호와를 우러러보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 이는 단순히 주변 나라들이 하나님을 알게 된다는 정도의 의미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역사하셔서 사람들의 교만한 마음을 꺾으시고 결국 하나님 앞에 엎드리게 하실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본래 하나님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힘과 재물과 지혜를 의지하며 스스로 높아지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열방의 역사를 움직이시며 결국 모든 민족이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십니다.
하드락과 다메섹은 당시 수리아를 대표하는 도시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굳이 그 지명을 구체적으로 말씀하신 것은 심판의 경고가 결코 막연한 선언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실제 역사 속에서 악을 심판하시는 분이십니다. 수리아는 오랜 시간 이스라엘을 괴롭히며 하나님 백성을 대적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교만과 악을 그대로 두지 않으셨습니다. 세상은 강한 나라가 영원할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고 악을 행하는 나라는 결국 무너지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어 하맛과 두로와 시돈에도 심판이 임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2). 두로와 시돈은 해상무역으로 큰 부를 누리던 도시였습니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조건을 이용하여 막대한 재물을 모았고, 스스로 안전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들은 은을 티끌같이 여기고 금을 거리의 진흙같이 쌓아 두었습니다(3). 그러나 그 많은 재물은 그들을 구원하지 못하였습니다. 오히려 풍요로움은 하나님 앞에서 교만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재물 자체가 죄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에게도 물질의 복을 허락하십니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이 재물을 의지하기 시작할 때입니다. 두로와 시돈은 부유함 속에서 하나님을 잊어버렸고, 수많은 우상과 음행이 그 땅에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나라의 상인들이 드나들며 우상이 들어왔고, 사람들은 하나님보다 세상의 쾌락을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심판 날에 두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우리라”고 말씀하실 만큼(마 11:22), 두로와 시돈은 우상숭배와 타락의 상징과 같은 도시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높은 성벽과 견고한 요새를 자랑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주께서 그를 정복하시며 바다에 있는 그 권세를 치시리니”라고 말씀하십니다(4). 인간은 언제나 눈에 보이는 것을 의지하려 합니다.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안전할 것이라 생각하고, 지식과 권력이 있으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여깁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사람을 지켜 줄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치시면 가장 견고한 성도 무너지고, 가장 강한 군대도 사라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의 힘을 의지하며 살아가면 안 됩니다. 교회 역시 재물과 사람의 능력을 지나치게 의지할 때 세속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를 세우는 힘은 사람에게 있지 않고 하나님께 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고 선포하였습니다(사 40:8). 세상의 재물과 지혜는 결국 사라집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눈에 보이는 세상의 조건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어야 합니다. 회개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붙들고 있는 세상의 힘을 내려놓고 하나님만 의지하는 자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회개하는 백성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다시 세워 가십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특정한 몇 나라에만 제한되지 않습니다. 하나님 없이 스스로 높아지려는 모든 나라와 민족 위에 하나님의 심판은 임하게 됩니다. 바벨론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한때 세계를 정복하며 가장 강력한 나라처럼 보였던 바벨론도 결국 무너지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아스글론이 보고 무서워하며 가사도 심히 아파할 것이며 에그론은 그 소망이 수치가 되므로 역시 그러하리라”고 말씀하십니다(5). 블레셋의 도시들은 바벨론의 몰락을 보며 두려워하게 될 것입니다.
가사는 강한 군사력과 번영을 자랑하던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가사에는 왕이 끊어질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5). 인간의 권세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아무도 그 자리를 지킬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교만한 나라들을 낮추심으로 모든 민족이 하나님만이 참된 왕이심을 알게 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블레셋을 향해 심판을 선언하시면서도 동시에 놀라운 회복의 은혜를 말씀하십니다. “그들도 남아서 우리 하나님께 돌아와서 유다의 한 지도자 같이 되겠고 에그론은 여부스 사람 같이 되리라”고 말씀하십니다(7). 이는 매우 놀라운 약속입니다. 한때 하나님 백성을 대적하던 자들이 이제 하나님께 돌아와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하시겠다는 것입니다.
여부스 사람은 가나안 정복 당시 끝까지 이스라엘을 대적했던 민족입니다(수 24:11). 그러나 다윗 시대에 그들은 이스라엘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여부스 사람 오르난의 타작마당은 훗날 성전이 세워지는 장소가 되었습니다(대하 3:1). 하나님께서는 대적의 땅을 예배의 자리로 바꾸시는 분이십니다. 인간의 눈에는 도무지 변화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시면 완전히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함부로 사람을 정죄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하나님을 대적하고 교회를 조롱하는 사람처럼 보여도 하나님께서 회개의 은혜를 주시면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더 경계해야 할 것은 겉으로는 신앙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교만과 거짓 가운데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중심을 보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향하여는 분명한 보호의 약속을 주십니다. “내가 내 집을 둘러 진을 쳐서 적군을 막아 거기 왕래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8). 하나님께서 친히 자기 백성을 지키시겠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가진 나라가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께서 지키시는 나라가 가장 안전한 나라라고 말씀합니다.
실제로 역사 속에서 알렉산더 대왕은 수많은 나라를 정복하였지만 예루살렘은 특별한 보호를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지키셨기 때문입니다. 물론 하나님 백성이라고 해서 고난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않으십니다. 우리는 세상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보호 안에서 살아갑니다.
무엇보다 이 약속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하게 이루어집니다. 세상은 죄와 사망 아래 놓여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원받은 백성은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영원한 나라로 인도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진정한 요새는 세상의 재물이나 권력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이십니다.
사도 바울은 “그의 힘의 위력으로 역사하심을 따라 믿는 우리에게 베푸신 능력의 지극히 크심이 어떠한 것을 너희로 알게 하시기를 구하노라”고 기도하였습니다(엡 1:19). 모세 역시 “여호와께서 강한 손과 편 팔과 큰 위엄과 이적과 기사로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시고”라고 찬송하였습니다(신 26:8).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시편 기자는 “여호와께서 너를 실족하지 아니하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이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라고 노래하였습니다(시 121:3).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자기 백성을 지키고 계십니다. 세상이 흔들리고 두려운 일이 많아도 하나님께서는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십니다. 불꽃같은 눈으로 자기 백성을 바라보시며 보호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의 권세를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조건을 의지하며 살아가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내 삶의 진이 되어 주시고 방패가 되어 주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박국 선지자는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도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를 나의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시리로다”라고 찬송하였습니다(합 3:19). 이것이 믿음의 사람의 고백입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둘러 진을 치시고 보호하고 계십니다. 세상은 여전히 교회를 흔들고 우리를 넘어뜨리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결코 버리지 않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의 재물과 지식과 권세를 의지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 경외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삶이 가장 안전한 삶이며, 하나님의 통치 아래 거하는 백성이 가장 복된 백성임을 끝까지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