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슬묵상

(금) 여호수아 14:1-15 /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 안병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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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남교회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5-12-05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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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것은 이스라엘 자손이 가나안 땅에서 받은 기업 곧 제사장 엘르아살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자손 지파의 족장들이 분배한 것이니라

 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그들의 기업을 제비 뽑아 아홉 지파와 반 지파에게 주었으니

 3 이는 두 지파와 반 지파의 기업은 모세가 요단 저쪽에서 주었음이요 레위 자손에게는 그들 가운데에서 기업을 주지 아니하였으니

 4 이는 요셉의 자손이 므낫세와 에브라임의 두 지파가 되었음이라 이 땅에서 레위 사람에게 아무 분깃도 주지 아니하고 다만 거주할 성읍들과 가축과 재산을 위한 목초지만 주었으니

 5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것과 같이 행하여 그 땅을 나누었더라

 6 그 때에 유다 자손이 길갈에 있는 여호수아에게 나아오고 그니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 여호수아에게 말하되 여호와께서 가데스 바네아에서 나와 당신에게 대하여 하나님의 사람 모세에게 이르신 일을 당신이 아시는 바라

 7 내 나이 사십 세에 여호와의 종 모세가 가데스 바네아에서 나를 보내어 이 땅을 정탐하게 하였으므로 내가 성실한 마음으로 그에게 보고하였고

 8 나와 함께 올라갔던 내 형제들은 백성의 간담을 녹게 하였으나 나는 내 하나님 여호와께 충성하였으므로

 9 그 날에 모세가 맹세하여 이르되 네가 내 하나님 여호와께 충성하였은즉 네 발로 밟는 땅은 영원히 너와 네 자손의 기업이 되리라 하였나이다

10 이제 보소서 여호와께서 이 말씀을 모세에게 이르신 때로부터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방황한 이 사십오 년 동안을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나를 생존하게 하셨나이다 오늘 내가 팔십오 세로되

11 모세가 나를 보내던 날과 같이 오늘도 내가 여전히 강건하니 내 힘이 그 때나 지금이나 같아서 싸움에나 출입에 감당할 수 있으니

12 그 날에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 당신도 그 날에 들으셨거니와 그 곳에는 아낙 사람이 있고 그 성읍들은 크고 견고할지라도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내리이다 하니

13 여호수아가 여분네의 아들 갈렙을 위하여 축복하고 헤브론을 그에게 주어 기업을 삼게 하매

14 헤브론이 그니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 갈렙의 기업이 되어 오늘까지 이르렀으니 이는 그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온전히 좇았음이라

15 헤브론의 옛 이름은 기럇 아르바라 아르바는 아낙 사람 가운데에서 가장 큰 사람이었더라 그리고 그 땅에 전쟁이 그쳤더라




여호수아와 제사장 엘르아살, 그리고 각 지파의 족장들이 함께 모여 가나안 땅의 분배를 시작합니다(1). 하나님께서는 민수기에서 이미 “그 수대로 땅을 나누어 기업이 되게 하라”고 명령하셨고, 그 방식이 제비뽑기였음을 분명히 밝히셨습니다(민26:53-56). 이제 그 명령이 약속의 땅에서 실제로 시행되며, 아홉 지파와 반 지파에게 기업을 주기로 결정합니다(2). 제비는 우연의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을 의미합니다. 지도자라 할지라도 독단으로 정하지 않고, 공동체의 대표들과 함께 절차를 따라 하나님의 뜻을 묻는 일은 하나님의 백성에게서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질서입니다(1-2).

분배의 시작에서 레위 지파가 땅의 몫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은 다시 상기됩니다. 레위는 제사 직무로 구별되었고, 그들의 기업은 땅이 아니라 여호와 자신과 그분께 드려지는 제물의 분깃이었습니다(3-4). 하나님께서 친히 기업이 되어 주신다는 이 선언은 땅의 넓고 좁음으로 기쁨과 슬픔이 갈리는 인간적 계산을 넘어, 하나님 자신이 백성의 분깃이 되실 때 참된 만족이 주어진다는 신앙의 핵심을 가르칩니다. 다윗은 “여호와는 나의 산업과 나의 잔의 소득이시니”라고 고백하였고, 그 고백 속에서 땅보다 크신 하나님께 뿌리를 내린 만족의 신비가 드러납니다(시16:5).

이 분배의 자리에 갑자기 한 인물이 앞으로 나아옵니다. 그는 유다 지파의 대표로 선 갈렙입니다. 그는 가나안 정탐 당시 여호수아와 함께 믿음의 보고를 드렸던 사람이며, 민중의 불신앙과 원망 속에서도 약속을 붙들고 끝까지 하나님을 따랐던 사람입니다. 갈렙은 길갈에서 여호수아에게 말합니다. “여호와께서 가데스 바네아에서 당신과 내게 대하여 하나님의 사람 모세에게 이르신 일을 당신이 아시는 바라”라고 하며, 그때 받은 약속을 상기시킵니다(6). 모세는 “네 발로 밟는 땅이 다 네 기업이 되리라, 네가 온전히 여호와를 좇았음이라”는 말씀으로 갈렙에게 약속을 선포하였습니다(8-9). 이 약속은 갈렙 개인의 야망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아니라, 하나님께 온전히 붙든 자에게 주시는 언약의 효력에 대한 보증이었습니다(신1:36).

갈렙은 스스로를 과장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의 공로를 내세우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약속과 그 약속에 대한 순종의 길을 증언합니다. “내 나이 사십 세에 여호와의 말씀을 좇아 정탐하였고, 내 마음이 진실하여 돌아왔노라”는 갈렙의 고백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한 마음, 곧 “온전히 여호와를 좇는 마음”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7-8). 믿음은 한때의 열정이 아니라 긴 세월을 통과한 충성으로 증명됩니다. 모두가 두려움 속에 있을 때 진리를 따랐던 그 마음, 광야의 긴 세월 동안 원망과 변덕을 거부하고 약속을 붙들었던 그 마음이 갈렡의 입술을 통해 증거되고 있습니다(민14:24).

그는 여든다섯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믿음은 쇠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내가 여든다섯 세로되 모세가 나를 보내던 날과 같이 오늘도 나의 힘이 그때와 같아서 싸움이나 출입에 감당할 수 있다”는 말 속에서 끝 날까지 사명을 붙들고자 하는 갈렙의 믿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10-11). 오랜 세월 동안 갈렙의 삶을 지탱해 준 것은 하나님의 약속 성취를 위한 사명의식이었던 것입니다.

이제 갈렙은 담대하게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라고 요청합니다. 그는 쉬운 곳을 구하지 않습니다. 그가 요구한 헤브론은 당시 아낙 사람들이 거주하던 곳이었고, 성읍은 크고 견고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내리이다”라고 고백합니다(12). 여기에는 두 가지가 분명합니다. 첫째, 그는 여전히 하나님의 임재를 승리의 조건으로 삼고 있습니다. 둘째, 그는 “말씀하신 대로”라는 한 문구로 자신의 열심이 아닌 말씀의 기준을 붙들고 있습니다. 믿음의 용기는 무모함이 아니라 약속에 근거한 담대함입니다(12).

여호수아는 그 믿음의 고백을 듣고 갈렙을 축복합니다. 그리고 그에게 헤브론을 기업으로 주었습니다(13). 헤브론은 단순한 산지가 아니라, 조상들의 무덤이 있는 기억의 장소이자, 아브라함 언약의 향기가 서린 자리입니다. 그곳은 아낙 자손이 버티고 있는 난공불락의 요새였지만, 믿음의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새기는 제단이 되었습니다. 성경은 “헤브론의 이름은 옛 이름으로 기럇 아르바”라고 밝히며, 이 땅의 깊은 역사와 하나님 언약의 시간들이 교차해 왔음을 알려줍니다(15). 믿음은 역사를 잊지 않고, 역사는 믿음의 순종으로 다시 새겨집니다.

갈렙은 “쉬운 평지”가 아니라 “거인의 산지”를 청했습니다. 믿음은 불편을 피하는 기술이 아니라 기쁨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사랑의 헌신입니다. 그는 공동체의 안락을 침해하지 않고 개인의 영광을 좇지도 않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자신의 가장 힘든 자리에서 공동체의 가장 큰 문제를 기도와 순종으로 봉합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12-13). 갈렙의 믿음은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말씀하신 대로”라는 반복은 갈렙의 영성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상황을 해석하기 전에 먼저 말씀을 붙들고, 축복을 누리기 전에 먼저 말씀을 근거로 행합니다. 

여호수아의 축복 이후에 “그 땅에 전쟁이 그쳤더라.”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단지 지역 분쟁이 소강상태에 들어섰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약속이 한 사람의 믿음과 순종을 통해 공동체 전체에 평안을 가져왔음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기업에 대하여 믿음으로 응답할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쉼을 누리며 공동체는 평강을 얻게 됩니다(15).

신앙의 노년은 사역의 은퇴가 아니라 약속의 완성에 더 가까워지는 시간입니다. 갈렙은 여든다섯의 나이로 산지를 청했습니다. 나이는 하나님 신실하심의 증거를 더 많이 가진 축복의 증거입니다. 연수가 더할수록 우리는 더 담대히 구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더 오래 본 것은 우리의 약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실이기 때문입니다(10-12). 또한, 우리에게도 각자에게 맡겨진 산지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가정의 산지, 누군가는 사역의 산지, 누군가는 용서와 화해의 산지, 누군가는 사회의 정의와 연민의 산지를 마주합니다. 그 산지에는 아낙 자손과 같은 두려움의 그림자, 크고 견고한 성읍과 같은 난제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우리는 “말씀하신 대로” 그 산지에서 순종으로 전진할 수 있습니다(12).

결국 헤브론은 갈렙의 기업이 되었고, 그 이름은 기럇 아르바라 불리던 옛 이름 위에 새롭게 새겨졌습니다. 하나님은 믿음의 사람을 통해 땅의 이름을 새롭게 하시며, 기억의 지도를 바꾸십니다. 약속은 지명을 바꾸고, 지명은 세대의 신앙을 바꿉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산지에서 순종을 시작할 때, 하나님은 우리의 집과 일터, 교회와 도시의 이름을 새롭게 새기실 것입니다(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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