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한나가 기도하여 이르되 내 마음이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내 뿔이 여호와로 말미암아 높아졌으며 내 입이 내 원수들을 향하여 크게 열렸으니 이는 내가 주의 구원으로 말미암아 기뻐함이니이다
2 여호와와 같이 거룩하신 이가 없으시니 이는 주 밖에 다른 이가 없고 우리 하나님 같은 반석도 없으심이니이다
3 심히 교만한 말을 다시 하지 말 것이며 오만한 말을 너희의 입에서 내지 말지어다 여호와는 지식의 하나님이시라 행동을 달아 보시느니라
4 용사의 활은 꺾이고 넘어진 자는 힘으로 띠를 띠도다
5 풍족하던 자들은 양식을 위하여 품을 팔고 주리던 자들은 다시 주리지 아니하도다 전에 임신하지 못하던 자는 일곱을 낳았고 많은 자녀를 둔 자는 쇠약하도다
6 여호와는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시며 스올에 내리게도 하시고 거기에서 올리기도 하시는도다
7 여호와는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하게도 하시며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시는도다
8 가난한 자를 진토에서 일으키시며 빈궁한 자를 거름더미에서 올리사 귀족들과 함께 앉게 하시며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게 하시는도다 땅의 기둥들은 여호와의 것이라 여호와께서 세계를 그것들 위에 세우셨도다
9 그가 그의 거룩한 자들의 발을 지키실 것이요 악인들을 흑암 중에서 잠잠하게 하시리니 힘으로는 이길 사람이 없음이로다
10 여호와를 대적하는 자는 산산이 깨어질 것이라 하늘에서 우레로 그들을 치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땅 끝까지 심판을 내리시고 자기 왕에게 힘을 주시며 자기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의 뿔을 높이시리로다 하니라
한나는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이 기도는 더 이상 개인의 간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누구이신지를 드러내는 신앙 고백이며 찬송입니다. 자식을 얻지 못한 여인의 눈물에서 시작된 기도는 이제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선포하는 노래가 됩니다. 고통과 멸시 속에서 신음하던 인생이 하나님을 깊이 알게 될 때, 기도는 자연스럽게 찬송으로 바뀝니다. 한나는 더 이상 자기 문제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그녀는 한 개인의 억울함을 풀어주신 하나님을 넘어서, 온 세계와 모든 인생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내 마음이 즐거워하며 내 뿔이 여호와로 말미암아 높아졌으며 내 입이 내 원수들을 향하여 크게 벌렸으니 이는 내가 주의 구원으로 말미암아 기뻐함이니이다”라고 고백합니다(1). 여기에는 자신의 상황이 바뀌었다는 기쁨을 넘어, 하나님께서 행하신 구원의 본질에 대한 인식이 담겨 있습니다. 그 기쁨은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여호와로 말미암은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낮아진 자를 일으키시고, 억눌린 자의 입을 열어 찬양하게 하시는 분임을 한나는 경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원통함으로 다물려 있던 입술이 이제는 원수를 향해 담대히 열리게 된 것은, 사람이 주는 위로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이 임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한나의 찬송은 더 넓어집니다. 그녀는 하나님을 “거룩하신 분”으로 고백하며, “여호와 같이 거룩하신 이가 없으시니 이는 주 밖에 다른 이가 없고 우리 하나님 같은 반석도 없으심이니이다”라고 선포합니다(2). 이 고백은 신앙의 핵심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비교의 대상이 없는 분이시며,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반석이십니다. 한나의 인생은 사람의 말과 평가에 의해 흔들려 왔지만, 이제 더 이상 사람의 시선에 자신을 맡기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절대적인 기준이시며, 유일한 피난처이심을 고백합니다.
이어지는 한나의 고백은 하나님의 성품을 더욱 분명히 드러냅니다. “여호와는 지식의 하나님이시라 행동을 달아 보시느니라”는 말은(3), 하나님께서 겉모습이나 말이 아니라 사람의 중심과 삶의 방향을 정확히 아신다는 선언입니다. 그러므로 교만한 말과 오만한 언어를 입에서 내지 말라고 경고합니다(3). 이 말은 단지 일반적인 도덕적 교훈이 아니라, 한나 자신의 삶과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브닌나는 한나의 고통을 하나님의 저주로 해석하며 그녀를 지속적으로 격분하게 했습니다(1:7). 자신이 가진 풍요와 자녀를 근거로 교만해졌고, 하나님의 뜻을 아는 자처럼 행동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러한 언어와 태도를 달아보시는 분이십니다. 사람 앞에서는 당당해 보일지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모든 것이 드러납니다.
한나는 하나님께서 세상의 질서를 뒤집으시는 분임을 선포합니다. “용사의 활은 꺾이고 넘어진 자는 힘으로 띠를 띠도다”라는 고백은(4), 인간이 의지하던 힘과 능력이 얼마나 허약한지를 보여 줍니다. 강해 보이던 자들은 무너지고, 연약해 보이던 자들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다시 일어섭니다. 이는 한나 개인의 경험을 넘어, 하나님 나라의 원리를 노래하는 말씀입니다. 이 세상은 힘 있는 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하십니다.
한나는 생명의 주권 또한 하나님께 있음을 분명히 고백합니다. “여호와는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시며 스올에 내리게도 하시고 거기서 올리기도 하시는도다”라는 고백은(6), 인간의 생사화복이 하나님의 손 안에 있음을 선포합니다. 이 고백은 한때 태의 문이 닫혀 있었던 여인의 입에서 나왔기에 더욱 무게가 있습니다. 생명을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며, 거두시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생명을 소유한 존재가 아니라, 맡겨진 생명을 살아가는 존재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한나는 이어서 가난과 부, 낮아짐과 높아짐의 주권 역시 하나님께 있음을 말합니다. “여호와는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하게도 하시며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시는도다”라는 고백은(7), 인생의 높고 낮음이 우연이나 능력의 결과가 아님을 분명히 합니다. 세상은 성취와 실패를 개인의 능력으로 설명하려 하지만, 성경은 모든 삶의 자리 뒤에 하나님의 손길이 있음을 증언합니다. 한나는 자신의 삶을 통해 이 진리를 배웠습니다.
특히 한나는 “가난한 자를 진토에서 일으키시며 빈궁한 자를 거름더미에서 올리사 귀족들과 함께 앉게 하시며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게 하시는도다”라고 노래합니다(8). 이는 다윗이 성전 예물을 드리며 고백했던 “부와 귀가 주께로 말미암고 또 주는 만물의 주재가 되사 손에 권세와 능력이 있사오니”라는 고백과 일치합니다(대상 29:12). 한 여인의 찬송이 한 나라의 왕의 신앙고백과 동일한 깊이에 있다는 것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지위나 환경에서 나오지 않음을 보여 줍니다.
한나는 이 모든 일이 가능한 이유를 분명히 밝힙니다. “땅의 기둥들은 여호와의 것이라 여호와께서 세계를 그것들 위에 세우셨도다”라는 고백은(8), 하나님이 창조주이시며 유지자이심을 선언합니다. 세상은 스스로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손에 의해 붙들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생의 변화는 우연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의 의도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이제 한나의 찬송은 약속의 말씀으로 나아갑니다. “그가 그의 거룩한 자들의 발을 지키실 것이요 악인들을 흑암에서 잠잠하게 하시리니”라는 선언은(9), 하나님께서 누구의 길을 보호하시고 누구의 길을 막으시는지를 분명히 보여 줍니다. 거룩한 자의 발을 지키신다는 것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의 삶을 끝까지 붙드신다는 약속입니다. 반대로 악인은 결국 흑암 가운데서 잠잠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엘리와 그의 아들들의 비극적인 결말을 통해 역사 속에서 성취됩니다.
한나는 마지막으로 “사람이 힘으로 이길 수 없으며 여호와를 대적하는 자는 산산이 깨어질 것이라”고 선언합니다(9-10). 이는 공의로우신 하나님에 대한 확신입니다. 힘으로 자신을 지키려 했던 자들은 무너지고, 하나님만을 의지했던 자는 보호를 받습니다. 죽이고 살리는 권세가 하나님께 있음을 인정할 때, 인간은 비로소 겸손해집니다.
한나의 기도는 결국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 귀결됩니다. 그녀는 고통의 이유를 모두 이해하지 못했지만, 하나님이 누구이신지는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눈물이 기도가 되고, 기도가 찬송이 될 때, 인생은 더 이상 환경에 끌려가지 않습니다. 거룩한 자의 발을 지키시는 하나님을 아는 것이 신앙의 본질입니다. 그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 속에서, 우리의 눈물 또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통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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