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슬묵상

(금) 사무엘상 2:22-36 / 기름 부음 받은 자 앞에서 행하리라 / 안병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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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남교회
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6-03-06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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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엘리가 매우 늙었더니 그의 아들들이 온 이스라엘에게 행한 모든 일과 회막 문에서 수종 드는 여인들과 동침하였음을 듣고

23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어찌하여 이런 일을 하느냐 내가 너희의 악행을 이 모든 백성에게서 듣노라

24 내 아들들아 그리하지 말라 내게 들리는 소문이 좋지 아니하니라 너희가 여호와의 백성으로 범죄하게 하는도다

25 사람이 사람에게 범죄하면 하나님이 심판하시려니와 만일 사람이 여호와께 범죄하면 누가 그를 위하여 간구하겠느냐 하되 그들이 자기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그들을 죽이기로 뜻하셨음이더라

26 아이 사무엘이 점점 자라매 여호와와 사람들에게 은총을 더욱 받더라

27 하나님의 사람이 엘리에게 와서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에 너희 조상의 집이 애굽에서 바로의 집에 속하였을 때에 내가 그들에게 나타나지 아니하였느냐

28 이스라엘 모든 지파 중에서 내가 그를 택하여 내 제사장으로 삼아 그가 내 제단에 올라 분향하며 내 앞에서 에봇을 입게 하지 아니하였느냐 이스라엘 자손이 드리는 모든 화제를 내가 네 조상의 집에 주지 아니하였느냐

29 너희는 어찌하여 내가 내 처소에서 명령한 내 제물과 예물을 밟으며 네 아들들을 나보다 더 중히 여겨 내 백성 이스라엘이 드리는 가장 좋은 것으로 너희들을 살지게 하느냐

30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내가 전에 네 집과 네 조상의 집이 내 앞에 영원히 행하리라 하였으나 이제 나 여호와가 말하노니 결단코 그렇게 하지 아니하리라 나를 존중히 여기는 자를 내가 존중히 여기고 나를 멸시하는 자를 내가 경멸하리라

31 보라 내가 네 팔과 네 조상의 집 팔을 끊어 네 집에 노인이 하나도 없게 하는 날이 이를지라

32 이스라엘에게 모든 복을 내리는 중에 너는 내 처소의 환난을 볼 것이요 네 집에 영원토록 노인이 없을 것이며

33 내 제단에서 내가 끊어 버리지 아니할 네 사람이 네 눈을 쇠잔하게 하고 네 마음을 슬프게 할 것이요 네 집에서 출산되는 모든 자가 젊어서 죽으리라

34 네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한 날에 죽으리니 그 둘이 당할 그 일이 네게 표징이 되리라

35 내가 나를 위하여 충실한 제사장을 일으키리니 그 사람은 내 마음, 내 뜻대로 행할 것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견고한 집을 세우리니 그가 나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 앞에서 영구히 행하리라

36 그리고 네 집에 남은 사람이 각기 와서 은 한 조각과 떡 한 덩이를 위하여 그에게 엎드려 이르되 청하노니 내게 제사장의 직분 하나를 맡겨 내게 떡 조각을 먹게 하소서 하리라 하셨다 하니라


 

홉니와 비느하스의 죄악은 제물을 탈취하는 탐욕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회막 문에서 수종 드는 여인들과도 동침했습니다(22). 이는 이스라엘 제사 제도가 얼마나 철저히 무너졌는지를 드러냅니다. 이 여인들에 대하여 성경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지만, 출애굽기의 기록을 통해 회막 봉사를 담당하던 여인들이 실제로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세의 명령을 따라 브살렐이 놋 물두멍을 만들 때, 회막 문에서 수종 드는 여인들의 거울을 사용하였다는 기록은 그들이 단순한 주변 인물이 아니라 성막 봉사에 헌신된 사람들이었음을 보여 줍니다(출 38:8). 그러한 여인들과의 동침은, 거룩해야 할 성소를 음란한 장소로 전락시키는 행위였으며, 가나안의 바알 숭배 문화가 이스라엘 백성은 물론 제사장 계층에까지 침투했음을 증거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훗날 요시아 왕의 종교 개혁 당시 성전 안에까지 남창의 집이 세워지고, 여인들이 아세라를 위하여 휘장을 짜던 처소가 존재했다는 기록을 통해 더욱 분명해집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기로 향하기 전, 성전 안에서조차 음행과 우상 숭배가 공공연히 이루어질 만큼 타락했던 것입니다. 홉니와 비느하스의 행위는 그러한 타락의 시발점과도 같았으며, 곧 하나님을 경멸하는 죄로 규정됩니다(30). 제사장의 옷을 입고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면서도, 실제 삶에서는 하나님을 가볍게 여긴 자들이 바로 그들이었습니다.

엘리 제사장은 아들들의 악행에 대하여 “내 아들들아 그리하지 말라”고 말하며 겉으로는 만류하는 듯 보입니다(24). 그러나 성경은 동시에 엘리가 “매우 늙었다”고 기록함으로, 그의 상태를 단지 육체적 노쇠로만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는 이미 영적으로도 아들들의 죄를 막아낼 힘과 권위를 상실한 상태임을 암시합니다. 엘리는 아들들의 행위가 단순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범죄가 아니라 “사람이 여호와께 범죄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25). 곧 그 죄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의 말에는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애통함보다, 불미스러운 소문으로 인한 제사장 가문의 체면 훼손에 대한 염려가 더 크게 자리하고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이름이 욕되게 된 사실보다,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소문을 더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엘리 제사장의 모습 속에서 더 이상 회복의 가능성을 보지 않으신 하나님께서는, 그의 아들들을 죽이기로 작정하셨습니다(25). 이는 충동적인 심판이 아니라, 오랜 인내 끝에 내려진 하나님의 공의로운 결정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심판이 개인적인 비극으로 끝나지 않고, 모든 백성이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두려워하도록 드러나게 하셨습니다. 우리 삶에 일어나는 모든 일의 배후에 하나님께서 계심을 잊지 말아야 하며, 눈에 보이는 사건보다 그 뒤에 계신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아가야 합니다(신 25:18).

엘리 제사장 가문의 몰락과는 대조적으로, 성경은 어린 사무엘에 대하여 “여호와와 사람들에게 은총을 더욱 받더라”고 기록합니다(26). 이는 버림받는 자와 선택받는 자의 분명한 대비를 보여 줍니다. 제사장의 직분을 가진 자들은 하나님 앞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데, 어린 사무엘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하나님의 뜻 가운데 자라가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부패와 타락이 제사장 계층까지 번져 가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을 통해 이루실 뜻을 이미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이때 한 ‘하나님의 사람’이 엘리에게 나아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며, 하나님께서 애굽에서 엘리의 조상 아론의 집을 택하여 제사장으로 삼으신 것이 얼마나 큰 은혜였는지를 상기시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물 중 일정 부분을 제사장의 몫으로 허락하셨고, 레위 지파에게 주어진 십일조 중에서도 제사장들이 풍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의 집은 하나님의 것을 습관적으로 가로채며 탐욕과 음란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하나님의 사람은 엘리에게 “네 아들들을 나보다 더 중히 여겼다”고 책망합니다(29). 이는 제사장으로서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야 할 자가 인본주의적 정에 이끌려 하나님의 영광을 뒤로 미루었다는 고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엘리에게 매우 두려운 말씀을 선언하십니다. “내가 전에 네 집과 네 조상의 집이 내 앞에 영원히 행하리라 하였으나 이제 나 여호와가 말하노니 결단코 그렇게 하지 아니하리라”고 하십니다(30). 이는 제사장 가문에 주어졌던 특권이 영구불변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시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존중히 여기는 자를 존중히 여기시지만, 자신을 멸시하는 자는 경멸히 여기신다고 선언하십니다(30). 직분이 사람을 지켜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태도가 그 사람의 자리를 결정합니다. 한때 박탈된 제사장 직분은 후일 엘르아살의 아들 비느하스 때에 하나님과의 언약으로 다시 회복되지만, 이는 하나님 앞에서의 충성과 열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증거입니다(민 25:12-13).

하나님의 심판 선언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엘리의 집에서 노인이 끊어지고, 그의 후손들이 젊어서 죽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31-33). 이는 부분적인 징계가 아니라 철저한 멸망을 의미합니다. 이사야 선지자에게 “감람나무를 흔듦 같고 포도를 거둔 후에 그 남은 것을 주움 같을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남김없는 심판이 임하게 될 것을 예고하신 것입니다(사 24:13). 그 시작은 홉니와 비느하스의 죽음으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제사장 가문이라는 이유로, 하나님의 이름을 빌려 욕망을 채우며 영원할 것처럼 보였던 삶은 한 순간에 저주와 슬픔의 자리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심판의 말씀 속에서도 새로운 소망을 선포하십니다. “나를 위하여 충실한 제사장을 일으키리니 그 사람은 내 마음 내 뜻대로 행할 것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견고한 집을 세우리니 그가 나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 앞에서 영구히 행하리라”는 말씀입니다(35). 이는 직접적으로는 사무엘을 가리키지만, 동시에 엘리 가문의 죄가 무엇이었는지를 분명히 드러냅니다. 엘리는 제사장으로서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따라 행하지 않았고, 자신의 뜻에 따라 행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뜻보다 인간적인 정과 체면을 앞세운 삶의 결과가 어떠한지를 하나님께서는 역사를 통해 분명히 보여 주십니다.

이제 하나님께서는 엘리의 후손들이 “떡 조각”을 구걸하는 궁핍한 삶에 이르게 될 것을 말씀하십니다(36). 부와 귀가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직분을 권세로 여기며 사람들을 억압한 데 대한 심판입니다. 사람들은 직분을 보고 두려워할 수 있으나, 하나님께서는 그 중심을 보시고 판단하십니다. 직분에는 그에 합당한 삶이 따라야 합니다. 기름 부음 받은 자 앞에서 영구히 행할 사람은, 직분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과 뜻에 합한 삶으로 증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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