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슬묵상

(월) 사무엘상 18:1-16 / 온 백성이 합당히 여긴 지혜로운 자 / 안병찬 목사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강남교회
댓글 0건 조회 17회 작성일 26-04-20 05:53

본문

 1 다윗이 사울에게 말하기를 마치매 요나단의 마음이 다윗의 마음과 하나가 되어 요나단이 그를 자기 생명 같이 사랑하니라

 2 그 날에 사울은 다윗을 머무르게 하고 그의 아버지의 집으로 다시 돌아가기를 허락하지 아니하였고

 3 요나단은 다윗을 자기 생명 같이 사랑하여 더불어 언약을 맺었으며

 4 요나단이 자기가 입었던 겉옷을 벗어 다윗에게 주었고 자기의 군복과 칼과 활과 띠도 그리하였더라

 5 다윗은 사울이 보내는 곳마다 가서 지혜롭게 행하매 사울이 그를 군대의 장으로 삼았더니 온 백성이 합당히 여겼고 사울의 신하들도 합당히 여겼더라

 6 무리가 돌아올 때 곧 다윗이 블레셋 사람을 죽이고 돌아올 때에 여인들이 이스라엘 모든 성읍에서 나와서 노래하며 춤추며 소고와 경쇠를 가지고 왕 사울을 환영하는데

 7 여인들이 뛰놀며 노래하여 이르되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 한지라

 8 사울이 그 말에 불쾌하여 심히 노하여 이르되 다윗에게는 만만을 돌리고 내게는 천천만 돌리니 그가 더 얻을 것이 나라 말고 무엇이냐 하고

 9 그 날 후로 사울이 다윗을 주목하였더라

10 그 이튿날 하나님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사울에게 힘 있게 내리매 그가 집 안에서 정신 없이 떠들어대므로 다윗이 평일과 같이 손으로 수금을 타는데 그 때에 사울의 손에 창이 있는지라

11 그가 스스로 이르기를 내가 다윗을 벽에 박으리라 하고 사울이 그 창을 던졌으나 다윗이 그의 앞에서 두 번 피하였더라

12 여호와께서 사울을 떠나 다윗과 함께 계시므로 사울이 그를 두려워한지라

13 그러므로 사울이 그를 자기 곁에서 떠나게 하고 그를 천부장으로 삼으매 그가 백성 앞에 출입하며

14 다윗이 그의 모든 일을 지혜롭게 행하니라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계시니라

15 사울은 다윗이 크게 지혜롭게 행함을 보고 그를 두려워하였으나

16 온 이스라엘과 유다는 다윗을 사랑하였으니 그가 자기들 앞에 출입하기 때문이었더라

 

지혜롭게 행한다는 말은 세상에서 말하는 처세술이나 인간관계의 노련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또한 많은 경험과 판단력을 쌓아 자기 나름의 기준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행동하는 것을 뜻하지도 않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지혜는 언제나 분명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지혜롭게 행한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그 말씀을 삶의 기준으로 삼아 한 걸음씩 살아가는 순종의 여정을 의미합니다. 성경은 다윗이 그렇게 지혜롭게 행하였다고 증거하며, 그 결과로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계시니라”고 기록합니다(14).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이 말씀이 다윗의 삶 전체를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것은 곧 그의 삶이 형통하였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 형통함은 세상이 말하는 성공이나 안정, 혹은 고난이 없는 평탄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요셉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말합니다. 요셉은 형들의 시기와 미움으로 인해 노예로 팔려 애굽에 내려갔지만,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하셨고 그가 형통한 자가 되었다고 기록합니다(창39:2). 요셉의 형통함은 노예 신분에서 시작되었고, 억울한 누명으로 감옥에 갇힌 자리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이는 하나님 앞에서 정직히 행하며, 사람의 눈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간 삶이었기 때문입니다. 다윗의 삶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지혜롭게 행하였고,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하셨습니다(5, 14, 15).

하나님께서 함께하신 삶이라고 해서 언제나 사람들의 박수와 환영만이 따랐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윗의 삶은 갈등과 위기의 연속이었습니다.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할 때, 여인들이 춤추며 노래하기를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라고 하였을 때, 그 말은 다윗에게 축복이 아니라 사울의 마음에 불씨를 지피는 말이 되었습니다(7). 사울은 그날 이후로 다윗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악령에게 사로잡혀 수금을 타는 다윗을 향해 창을 던지는 일까지 벌어지게 됩니다(10-11). 하나님께서 함께하신 다윗의 삶은 오히려 더 큰 위험과 긴장을 동반하게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자신의 위치를 바꾸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여전히 사울의 곁에서 수금을 타며 섬기는 자리에 머물러 있었습니다(10). 이미 백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고, 군대의 장관으로 세워질 만큼 영향력을 얻었지만, 그는 스스로를 높이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정직히 행하며 주어진 자리를 지키는 것이 지혜로운 삶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 보이려는 삶은 결국 하나님께서 인정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정직히 행하는 자를 친히 사람들 앞에 세우십니다.

반면에 사울은 왕의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점점 두려움에 사로잡혀 갑니다. 그는 다윗을 통해 하나님의 영이 떠났음을 직감하였고,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워졌다는 불안에 사로잡혔습니다(12). 왕의 자리를 주신 분이 하나님이셨고, 전쟁에서 승리를 허락하신 분도 하나님이셨지만, 사울은 그 사실을 잊어버린 채 자리에 집착하기 시작합니다. 그가 지키려 했던 것은 자신의 권세였습니다. 그 순간부터 사울의 자리는 하나님을 찬송하는 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영광을 지키기 위한 자리로 변질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시며, 자신을 높이는 자를 결코 그대로 두지 않으십니다(신4:24).

하나님께서는 결국 사울의 자리를 거두시기 위해 악령이 그에게 힘 있게 내리도록 허락하십니다(10). 사울은 손에 든 창으로 다윗을 향해 던지며 “벽에 박으리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 창끝은 자신이 그토록 지키려 했던 왕의 자리를 향하고 있었습니다(11). 그는 다윗을 주목하고 있었지만(9), 실상은 하나님의 주목 아래에 서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거짓을 피난처로 삼고 자신을 외면한 자를 반드시 드러내십니다(사28:17-19). 사울에게 남은 것은 다윗에 대한 소식을 들을 때마다 밀려오는 두려움뿐이었습니다(15). 자리에 집착하는 사람은 결국 두려움의 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곤고한 길을 걷게 될 다윗에게 신실한 동역자를 허락하십니다. 바로 사울의 아들 요나단입니다. 요나단은 다윗을 자기 생명 같이 사랑하게 됩니다(1). 이는 친구사이의 감정적인 우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분별한 신앙적 결단이었습니다. 그는 아버지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는 상황 속에서도 다윗을 변호하며, 자신의 생명을 걸고 그를 지켜줍니다(19:4). 더 나아가 그는 아버지의 왕좌를 이어받을 왕자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다윗을 왕으로 세우실 것을 믿고 스스로 다윗의 신하가 되기를 자청합니다(23:17).

요나단이 다윗에게 자신의 겉옷과 군복, 칼과 활과 띠를 벗어 준 것은 단순한 우정의 표시가 아니었습니다(4). 그것은 왕자의 자리를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 앞에 자신을 낮추는 행위였습니다. 사울은 움켜쥐려다 모든 것을 잃었지만, 요나단은 내려놓음으로 하나님의 뜻에 동참하는 복을 누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람을 합당히 여기고 기꺼이 동역하는 삶이 얼마나 귀한지 요나단의 삶은 분명히 보여 줍니다.

다윗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자처럼 보였지만, 하나님 앞에서 정직히 행함으로 모든 백성의 신뢰를 얻게 되었고, 사울의 신하들과 요나단까지 그의 편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삶은 결국 사람들 앞에서도 합당히 여김을 받게 됩니다. 시기와 질투는 결국 자신을 향한 창끝이 되지만, 지혜롭게 행하는 삶은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통로가 됩니다. 우리는 지금 자신의 자리를 붙들고 있는 사울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아니면 하나님 앞에서 정직히 행하며 지혜롭게 살아가는 다윗의 길을 걷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삶이야말로 참된 형통이며, 그 길에서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움직이실 것입니다.

또한, 다윗이 “온 백성이 합당히 여겼고”라는 평가를 받은 이유는, 그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언변이나 기교를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속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5). 사람들은 말보다 더 빨리 삶을 봅니다. 겸손을 말하면서도 은밀히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은 결국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높아질수록 낮아졌고, 인정받을수록 더욱 조심했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분명한 증거는, 자기 자리를 지키는 인내와, 원망 대신 맡겨진 일을 감당하는 성실함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는 하나님 앞에서 정직함을 잃지 않는 지혜입니다. 교회 안에서도 사울처럼 자리를 지키려는 마음이 스며들면, 동역은 곧 경쟁이 되고, 섬김은 곧 비교가 되며, 칭찬은 곧 질투의 불씨가 됩니다. 그때 공동체를 살리는 길은 새로운 방법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길로 다시 돌아오는 것입니다. 말씀 앞에 자신을 세우고,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람을 합당히 여기며, 내게 맡겨진 자리에서 조용히 지혜롭게 행하는 길입니다.



첨부파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새벽이슬묵상 목록
열람중
285
284
283
282
281
280
279
278
277
276
275
274
273
272
271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