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슬묵상

(화) 민수기 32:16-27 / 나중이 아니라 지금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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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남교회
댓글 2건 조회 128회 작성일 25-08-05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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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그들이 모세에게 가까이 나아와 이르되 우리가 이 곳에 우리 가축을 위하여 우리를 짓고 우리 어린 아이들을 위하여 성읍을 건축하고

17 이 땅의 원주민이 있으므로 우리 어린 아이들을 그 견고한 성읍에 거주하게 한 후에 우리는 무장하고 이스라엘 자손을 그 곳으로 인도하기까지 그들의 앞에서 가고

18 이스라엘 자손이 각기 기업을 받기까지 우리 집으로 돌아오지 아니하겠사오며

19 우리는 요단 이쪽 곧 동쪽에서 기업을 받았사오니 그들과 함께 요단 저쪽에서는 기업을 받지 아니하겠나이다

20 모세가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만일 이 일을 행하여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가서 싸우되

21 너희가 다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요단을 건너가서 여호와께서 그의 원수를 자기 앞에서 쫓아내시고

22 그 땅이 여호와 앞에 복종하게 하시기까지 싸우면 여호와 앞에서나 이스라엘 앞에서나 무죄하여 돌아오겠고 이 땅은 여호와 앞에서 너희의 소유가 되리라마는

23 너희가 만일 그같이 아니하면 여호와께 범죄함이니 너희 죄가 반드시 너희를 찾아낼 줄 알라

24 너희는 어린 아이들을 위하여 성읍을 건축하고 양을 위하여 우리를 지으라 그리하고 너희의 입이 말한 대로 행하라

25 갓 자손과 르우벤 자손이 모세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주의 종들인 우리는 우리 주의 명령대로 행할 것이라

26 우리의 어린 아이들과 아내와 양 떼와 모든 가축은 이곳 길르앗 성읍들에 두고

27 종들은 우리 주의 말씀대로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다 건너가서 싸우리이다




르우벤과 갓 자손은 모세의 단호한 질책 앞에 자신들의 생각이 공동체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어느 정도 인식하게 됩니다. 그들은 모세에게 말합니다. “우리가 이곳에 우리 가축을 위하여 우리를 짓고, 우리 어린아이들을 위하여 성읍을 건축하고, 그 후에 무장하고 이스라엘 자손보다 앞서 가겠나이다… 우리는 요단 이쪽 곧 동쪽에서 기업을 받았사오니, 그들과 함께 저쪽에서는 기업을 받지 아니하겠나이다”(16-19). 처음의 “요단 강을 건너지 않게 하소서”라는 요구보다 진전된 듯 보입니다(5). 회개와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이 따르는 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들의 관심은 여전히 하나님의 약속보다 자신들의 안위와 소유에 있었습니다.

그들의 말은 본질적으로 "우리가 안정되고 준비가 된 다음에"라는 조건을 전제로 한 말이었습니다. 즉, 자신들의 삶의 기반이 완전히 마련되고, 자녀들과 재산이 안전하게 보호된 이후에야 전쟁에 참여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공동체를 위한 결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나의 안위’를 먼저 두는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태도였습니다. 신앙의 결단은 ‘지금 여기서’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이지, ‘언젠가’ 상황이 나아지면 하겠다는 말로 미루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의 말은 결국 처음과 다르지 않게 “우리는 요단강을 건너지 않겠습니다”라는 주장과 본질상 같은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오늘날 우리 안에도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교회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언제나 ‘나중에’, ‘형편이 되면’, ‘조금만 더 여유가 생기면’이라는 말로 미룹니다. 우리는 흔히 “지금은 바쁘고 복잡해서 어렵지만, 나중에 시간과 여유가 생기면 헌신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여유와 형편을 기다리시는 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 마음의 중심을 바라보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은 조건을 따져가며 하는 일이 아니라, 순종과 결단으로 반응하는 일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언제나 현재형입니다. 나중에 감당하겠다는 말은 결국 순종을 유보하겠다는 말이고, 신앙을 뒤로 미루겠다는 고백에 불과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약속은 늘 현재형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지금도 살아 역사하시며, 지금도 그의 뜻을 이루어 가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미 그 일을 이루시기 위하여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능력이 부족해서 아직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순종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의 약속이 멈추어 있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나중에 내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말은 신앙적인 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르우벤과 갓 자손이 제안한 계획은 언뜻 보기에 모범적인 자세처럼 보입니다. 그들은 앞장서서 싸우겠다고 하고, 다른 지파들이 그들의 기업을 얻기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제안 뒤에는 "우리 자녀들을 먼저 안전하게 하고, 우리의 가축들을 먼저 보호하고 난 후에"라는 조건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문제의 핵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 믿음으로 순종하는 자를 찾으십니다. 가나안의 정복은 미래의 희망을 품은 자들이 아니라, 현재의 싸움에 순종으로 나아가는 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이들의 말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들의 말에 담긴 계산과 꾀를 간파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분명하게 말합니다. “너희가 만일 이 일을 행하여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가서 싸우되, 너희가 다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요단을 건너가서 여호와께서 그의 원수를 자기 앞에서 쫓아내시고, 그 땅이 여호와 앞에 복종하게 하시기까지 싸우면 여호와 앞에서나 이스라엘 앞에서나 무죄하여 돌아오겠고, 이 땅은 여호와 앞에서 너희의 소유가 되리라”(20-22). 모세는 세 번이나 “여호와 앞에서”라는 말을 반복합니다. 이는 신앙의 모든 행동이 사람 앞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드러나야 하며, 외적인 행위보다 중심의 진실함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여호와 앞에서”라는 이 표현은 단순한 신앙적 수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헌신을 말할 때, 단순히 사람의 칭찬이나 인정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그 말씀에 순종하고 있는가를 자문해야 한다는 기준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계획이 아니라 우리의 중심을 보십니다. 우리가 감동적으로 고백하는 그 말이 진심인지, 아니면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포장인지 하나님은 아십니다. 하나님 앞에서의 서원은 단순한 약속이 아닙니다. 그것은 목숨을 건 결단이며, 하나님께서 그것을 보시고 판단하십니다.

모세는 르우벤과 갓 자손이 진심으로 그 말에 책임을 질 의지가 있는지를 시험합니다. 그들은 단지 말로만 약속해서는 안 되었고, 실제 행동으로 그 진실함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헛된 말은 하나님 앞에서 죄가 됩니다. 바울도 “헛된 말로 너희를 속이지 못하게 하라. 이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진노가 불순종의 아들들에게 임하나니”(엡 5:6)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입에서 나오는 말보다, 그 말에 담긴 결단과 믿음의 무게를 보십니다.

모세는 르우벤과 갓 자손에게 이렇게 말함으로써, 하나님의 기업은 결코 욕심이나 계획에 따라 취해지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 앞에서” 순종으로 취해지는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이 순간 우리의 마음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십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바쁘고 어렵다고 해도,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순종은 반드시 있습니다. 하나님은 형편을 따지는 자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주를 위해 감당하려는 자를 귀히 여기십니다.

마침내 르우벤과 갓 자손은 “주의 종들이 우리는 우리 주의 명령대로 행할 것이라”고 고백합니다(25). 그리고 그들은 자녀들과 가축들을 길르앗에 두고, 말씀대로 무장하여 요단을 건너가 전쟁에 참여하기로 약속합니다(26). 이 장면은, 결국 순종이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중요한 원리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헌신을 통해 성취되며, 약속의 땅은 계산된 말이 아니라 믿음의 결단을 통해 주어집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교회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결심은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 시작되어야 합니다. 내 자녀와 미래를 하나님께 맡기고, 지금 이 자리에서 순종하는 자에게 하나님은 반드시 약속을 성취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자는 앞으로 위대한 일을 하겠다고 말하는 자가 아니라, 지금 작은 일이라도 말씀에 순종하며 충성하는 자입니다. 지금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은 "여호와 앞에서" 사는 삶입니다. 그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의도보다 실천으로 증명되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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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온누리님의 댓글

온누리 작성일

샬롬! 정수진입니다.

☆☆ 깨달은점
나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은 조건과 상황보다 순종하며 결단으로 반응하여야 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 실천하기

하나님 보시기에 기뻐하시는 일이 어떤것인지 깨닫고 행할수 있는 지혜와 결단력이 있기를 기도하며 순종하겠습니다.

강남교회님의 댓글의 댓글

강남교회 작성일

르우벤과 갓지파의 선택은 어쩌면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내 삶의 안정이 먼저가 아니냐"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가정이 안정되지 않고는 주의 일도 감당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세의 질책은 가정의 안정과 상관없는 무조건적인 사명을 위한 희생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중심에는 하나님이 주신 약속의 말씀보다 자신의 삶에 더 관심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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