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슬묵상

요한삼서 1:9-15 / 동역자를 비방하는 악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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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남교회
댓글 0건 조회 144회 작성일 25-05-01 05:42

본문

 9 내가 두어 자를 교회에 썼으나 그들 중에 으뜸되기를 좋아하는 디오드레베가 우리를 맞아들이지 아니하니

10 그러므로 내가 가면 그 행한 일을 잊지 아니하리라 그가 악한 말로 우리를 비방하고도 오히려 부족하여 형제들을 맞아들이지도 아니하고 맞아들이고자 하는 자를 금하여 교회에서 내쫓는도다

11 사랑하는 자여 악한 것을 본받지 말고 선한 것을 본받으라 선을 행하는 자는 하나님께 속하고 악을 행하는 자는 하나님을 뵈옵지 못하였느니라

12 데메드리오는 뭇 사람에게도, 진리에게서도 증거를 받았으매 우리도 증언하노니 너는 우리의 증언이 참된 줄을 아느니라

13 내가 네게 쓸 것이 많으나 먹과 붓으로 쓰기를 원하지 아니하고

14 속히 보기를 바라노니 또한 우리가 대면하여 말하리라

15 평강이 네게 있을지어다 여러 친구가 네게 문안하느니라 너는 친구들의 이름을 들어 문안하라



​동역자를 비방하는 악한 자

사도 요한은 사랑하는 자 가이오에게 편지를 보내며 그의 신실한 삶과 진리 안에서 행하는 모습을 크게 칭찬했습니다. 가이오는 복음을 위해 순회하는 사역자들, 곧 아직 낯설고 친밀하지 않은 이들을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사랑으로 섬겼습니다. 그는 단순한 인간적인 환대가 아닌, 복음을 향한 믿음의 마음으로 그들을 영접했고, 자신의 삶과 자원을 아낌없이 나누었습니다. 이러한 헌신은 오직 진리를 따르는 믿음의 결단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진리를 따른다는 것은 그 진리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이오는 그 진리를 행동으로 증명한 자였습니다.

그러나 사도 요한은 이 편지 안에서 한 인물을 언급하며 매우 안타까운 탄식을 드러냅니다. 그 사람은 바로 디오드레베입니다. 그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으뜸 되기를 좋아하고, 사도 요한의 권위도 무시했으며, 순회 사역자들을 영접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들과 교제하려는 성도들까지 책망하며 쫓아내는 일을 감행했습니다(9-10). 그가 보여준 행동은 교회를 자기 권력의 도구로 여기는 전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진리 편에 서 있지 않았으며, 사람의 지지와 인기를 더 소중히 여긴 자였습니다.

디오드레베가 순회 사역자들을 거부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는 그들이 교회에 들어와 성도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이는 곧 자기 영향력의 감소를 의미한다고 여겼기에, 자신보다 더 신실하거나 진리 안에서 빛나는 자들의 등장을 불편해했습니다. 이런 태도는 교회의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높이려는 교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진정한 동역자는 함께 일하는 이들을 경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뻐하며 함께 짐을 지고, 서로의 사역을 위해 기도하며 협력합니다. 그러나 디오드레베는 자신이 교회의 중심이 되길 원했고, 그 어떤 위협적인 존재도 견디지 못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행동은 단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의 질서를 거슬렀으며, 복음을 방해하는 자로서, 사도 요한에 의해 ‘악한 자’로 규정됩니다. 그는 사람을 비방하며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했고, 공동체 안에서 분열을 조장하며, 복음을 위하여 헌신한 자들을 향해 돌을 던졌습니다. 나아가 그는 교회가 가진 영향력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려 했고, 하나님의 이름조차 자신의 판단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삼았습니다.

사도 요한은 이러한 디오드레베의 모습을 단호히 책망하면서 "악한 것을 본받지 말고, 선한 것을 본받으라. 선을 행하는 자는 하나님께 속하고, 악을 행하는 자는 하나님을 뵈옵지 못하였느니라"라고 권면합니다(11). 여기서 요한은 선과 악의 구분이 단순히 외형적인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하나님께 속했는가의 영적인 본질을 가르는 기준임을 강조합니다. 하나님께 속한 자는 반드시 선을 행합니다. 사랑하며 섬기고, 교회를 세우며, 형제자매를 위하여 희생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반대로 악을 행하는 자는 자기중심적이며, 질투와 시기 속에서 비방하고 파괴적인 행동을 일삼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뵙지 못한 자입니다.

이 말씀은 오늘날의 교회 현실 속에서도 깊은 반성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종종 말로는 진리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디오드레베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사람을 판단하고 비난하며, 그 사람의 단점을 말로 퍼뜨리는 행위는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가장 빠른 통로입니다. 심지어 그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사랑 없이 행해진 말은 결국 악의 도구로 전락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함께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동조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성경은 “비방하는 자의 자리에 앉지 말라”고 반복적으로 경고합니다. 

동역자는 결코 경쟁자가 아닙니다. 교회는 하나의 몸이고, 우리는 각기 다른 지체들입니다. 서로 비교하거나 우열을 가릴 이유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은사는 다르며, 그 역할과 사명도 다릅니다. 진정한 동역은 서로의 부족함을 메우고,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관계입니다. 그러나 디오드레베는 그러한 관계를 두려워했습니다. 그는 자기가 중심이 되어야 직성이 풀렸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밀어냈습니다. 이는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매우 무서운 행동입니다.

반면, 사도 요한은 데메드리오라는 인물을 소개합니다. 그는 공동체 안에서 모든 사람에게 칭찬을 받고 있으며, 그의 삶과 행실이 진리 그 자체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12). 이것은 매우 중요한 기준입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리 자체가 그 사람을 증언할 수 있는 삶인가 하는 것입니다. 데메드리오는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사랑으로 행했고, 공동체 안에서 덕을 끼쳤으며, 진리를 따라 흔들림 없이 살아갔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본받아야 할 인물은 디오드레베가 아니라, 가이오와 데메드리오입니다. 그들은 자기를 드러내려 하지 않았고, 동역자를 사랑으로 대했으며, 하나님 앞에서 신실함을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삶은 조용하지만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고, 교회를 세우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님 앞에서 진리와 사랑을 실천하는 자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사도 요한은 편지의 마지막에서 “내가 쓸 것이 많으나 먹과 붓으로 쓰기를 원하지 아니하고, 속히 보기를 바라노니 우리가 대면하여 말하리라”고 전합니다(13-14). 이 말 속에는 공동체에 대한 깊은 애정과, 동역자들과의 직접적인 교제를 갈망하는 사도적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글로 다 전하지 못하는 마음, 직접 만나 눈을 마주치며 위로하고 축복하며 격려하고 싶은 그 마음이 이 짧은 문장 안에 깊이 배어 있습니다. 사도 요한은 교회를 단지 사역의 장소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는 교회를 사랑했고,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을 한 사람 한 사람 귀히 여겼습니다. 그리고 동역자를 단지 ‘같이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함께 기도하며 걸어가는 지체로 보았습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며, 우리는 그 몸의 각 부분입니다. 교회는 더 이상 기업처럼 운영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역자는 직원이 아니며, 성도는 소비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며, 그분의 은혜로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진리 안에서 서로를 세우고, 사랑으로 연합하며, 동역의 아름다움을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사도 요한은 디오드레베를 통해 경고하고, 가이오와 데메드리오를 통해 본을 보여줍니다. 이 세 사람은 우리에게 ‘교회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거울이 됩니다. 그 거울 앞에서 우리는 다시금 자신을 돌아보고, 진리 앞에 무릎 꿇으며, 사랑 안에 서기를 결단해야 합니다.

진리와 사랑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진리를 말한다 하면서 사랑이 없다면, 그것은 교만이요 판단입니다. 사랑을 말하면서 진리를 외면한다면, 그것은 타협입니다. 우리는 진리 안에서 사랑하고, 사랑 안에서 진리를 실천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교회가 교회답게 서는 길이며,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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