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슬묵상

(목) 에스더 4:1-17 / 홀로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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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남교회
댓글 2건 조회 79회 작성일 25-08-21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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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르드개가 이 모든 일을 알고 자기의 옷을 찢고 굵은 베 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성중에 나가서 대성 통곡하며

 2 대궐 문 앞까지 이르렀으니 굵은 베 옷을 입은 자는 대궐 문에 들어가지 못함이라

 3 왕의 명령과 조서가 각 지방에 이르매 유다인이 크게 애통하여 금식하며 울며 부르짖고 굵은 베 옷을 입고 재에 누운 자가 무수하더라

 4 에스더의 시녀와 내시가 나아와 전하니 왕후가 매우 근심하여 입을 의복을 모르드개에게 보내어 그 굵은 베 옷을 벗기고자 하나 모르드개가 받지 아니하는지라

 5 에스더가 왕의 어명으로 자기에게 가까이 있는 내시 하닥을 불러 명령하여 모르드개에게 가서 이것이 무슨 일이며 무엇 때문인가 알아보라 하매

 6 하닥이 대궐 문 앞 성 중 광장에 있는 모르드개에게 이르니

 7 모르드개가 자기가 당한 모든 일과 하만이 유다인을 멸하려고 왕의 금고에 바치기로 한 은의 정확한 액수를 하닥에게 말하고

 8 또 유다인을 진멸하라고 수산 궁에서 내린 조서 초본을 하닥에게 주어 에스더에게 보여 알게 하고 또 그에게 부탁하여 왕에게 나아가서 그 앞에서 자기 민족을 위하여 간절히 구하라 하니

 9 하닥이 돌아와 모르드개의 말을 에스더에게 알리매

10 에스더가 하닥에게 이르되 너는 모르드개에게 전하기를

11 왕의 신하들과 왕의 각 지방 백성이 다 알거니와 남녀를 막론하고 부름을 받지 아니하고 안뜰에 들어가서 왕에게 나가면 오직 죽이는 법이요 왕이 그 자에게 금 규를 내밀어야 살 것이라 이제 내가 부름을 입어 왕에게 나가지 못한 지가 이미 삼십 일이라 하라 하니라

12 그가 에스더의 말을 모르드개에게 전하매

13 모르드개가 그를 시켜 에스더에게 회답하되 너는 왕궁에 있으니 모든 유다인 중에 홀로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하지 말라

14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 하니

15 에스더가 모르드개에게 회답하여 이르되

16 당신은 가서 수산에 있는 유다인을 다 모으고 나를 위하여 금식하되 밤낮 삼 일을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소서 나도 나의 시녀와 더불어 이렇게 금식한 후에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이다 하니라

17 모르드개가 가서 에스더가 명령한 대로 다 행하니라



하만이 조서를 통해 유다 민족을 멸절시키려는 계획을 아하수에로 왕의 인장으로 공포하자, 이 소식은 수산성은 물론 전국에 퍼졌습니다. 모르드개는 큰 충격과 비통 속에 옷을 찢고 굵은 베 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쓴 채 성중에 나가 대성통곡합니다. 그리고 대궐 문 앞까지 이르러 자신의 고통과 절망, 하나님께 대한 호소를 온몸으로 드러냅니다(4). 각 지방의 유다인들도 이 소식을 듣고 함께 통곡하며 금식하고 굵은 베 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썼습니다(4). 이 조서는 유월절을 하루 앞두고 공표된 것으로, 그들이 가장 큰 명절인 유월절조차 지킬 수 없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유월절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원하신 날로,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주권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그 유월절을 앞두고 유다 민족은 죽음을 앞둔 현실 속에서 다시 하나님 앞에 나아가 회개하며 간구하게 됩니다.

하나님 앞에 슬픔과 회개의 마음으로 나아갈 때, 이스라엘 백성은 굵은 베 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며 통곡하였습니다. 이는 내면의 철저한 돌이킴을 나타내는 신앙적 표현이었습니다. 요엘 선지자는 요아스 왕 시대에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 범죄했을 때, “제사장들아 너희는 굵은 베로 동이고 슬피 울지어다… 이는 소제와 전제를 너희 하나님의 성전에 드리지 못함이로다”라고 외쳤습니다(욜 1:13). 그는 메뚜기 떼의 재앙이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하나님의 심판임을 선포하며, 이 날을 ‘여호와의 날’로 불렀습니다. 이 날은 심판뿐 아니라 회개와 간구를 통해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구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모르드개와 유다 민족은 지금 바로 그러한 자세로 하나님 앞에 나아간 것입니다. 이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아하수에로 왕이나 하만에게 호소하지 않고, 유일한 구원자이신 하나님께 엎드렸습니다.

도망칠 시간도 있었고, 정치적 수단을 통해 빠져나갈 방법도 있었겠지만, 모르드개와 유다인들은 함께 모여 기도하며, 공동체로서의 믿음을 지키기로 결단합니다. 하나님 앞에 함께 모여 부르짖는 그들의 모습은 공동체의 위기 앞에 개인의 삶만을 보존하려는 이기적인 태도를 버리고, 하나님 앞에서 한 가족으로, 한 몸으로 함께 아파하고 함께 돌이키는 믿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공동체의 문제가 내 문제가 아니라고 외면하는 순간, 그 공동체는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함께 아파하며 기도하는 공동체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모르드개는 바로 그러한 믿음의 본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소식은 곧 왕후 에스더에게도 전달됩니다. 왕궁에서 모르드개의 행동을 본 시녀들과 내시들이 이를 알리자, 에스더는 크게 근심하게 됩니다(4). 그리고 즉시 모르드개에게 옷을 보내어 굵은 베 옷을 벗기려 하지만, 모르드개는 이를 거절합니다. 당시 굵은 베 옷을 입은 자는 왕궁에 들어갈 수 없었기에, 에스더는 모르드개가 옷을 갈아입고 들어와 직접 상황을 말해주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그러나 모르드개는 왕궁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권력 안에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 안에서 문제의 해답을 찾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굵은 베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모습은 개인의 고통이 아닌 공동체의 고통을 함께 짊어진다는 신앙의 태도였습니다. 모르드개는 민족과 함께 슬퍼하며 기도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다리기로 결단한 것이었습니다.

에스더는 모르드개의 거절 이후, 내시 하닥을 보내어 그가 처한 상황과 행동의 이유를 자세히 알아보려 합니다(5). 모르드개는 하닥에게 모든 상황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하만이 은 일만 달란트를 바쳐 유다 민족을 진멸하는 조서를 반포하게 한 사실과 함께, 조서의 초본을 에스더에게 보여주어 모든 진실을 알게 합니다(7-8). 그리고 왕 앞에 나아가 자기 민족을 위하여 간청할 것을 요청합니다. 모르드개는 에스더가 왕후로 있지만, 왕 앞에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아하수에로 왕은 이미 여러 명의 처녀들을 후궁으로 들이기 시작했으며, 에스더가 왕 앞에 불려 간 지도 한 달이 넘었습니다(11). 이는 에스더가 왕의 관심에서 멀어졌을 수 있다는 뜻이며, 그녀의 요청이 곧바로 수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에스더는 이 부탁을 듣고 마음에 두려움이 엄습했을 것입니다. 왕의 부름 없이 왕 앞에 나아가는 자는 누구든지 죽임을 당하는 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왕후라고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에스더는 자신이 왕의 부름을 받지 않은 지 이미 삼십 일이 지났고, 이 상황에서 왕 앞에 나아가는 것은 목숨을 건 일이기에, 모르드개에게 자신이 처한 현실을 전합니다(11). 이는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본능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유다 민족의 멸절이라는 커다란 위기 속에서, 에스더는 자신의 생명을 어떻게든 보존하려는 마음이 앞섰던 것입니다.

그러나 모르드개는 단호하게 에스더를 책망합니다. “너는 왕궁에 있으니 모든 유다인 중에 홀로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하나님께서 다른 방법으로도 유다 민족을 구원하실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힙니다(13). 모르드개는 에스더가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이 단지 운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이때를 위함이라는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강조합니다. “이 때를 위하여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는 말은, 하나님께서 에스더를 통해 이 위기에서 구원의 역사를 이루시려는 계획을 가지고 계심을 확신하는 말입니다(14). 유다인의 구원이 에스더의 행동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달려 있다는 선언이면서도, 동시에 하나님의 뜻 안에서 에스더가 그 부르심에 순종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일깨워주는 말입니다.

에스더는 결국 모르드개의 말을 듣고 결단합니다. 자신이 처한 현실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수산성에 있는 유다인들을 모두 모아 자신을 위하여 금식하라고 요청합니다. 삼 일 동안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말라는 이 요청은, 하나님 앞에 철저히 나아가겠다는 결단이며, 그녀 자신도 시녀들과 함께 그 금식에 동참하겠다는 믿음의 표현이었습니다(16). 그리고 에스더는 결연하게 말합니다.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이다 죽으면 죽으리이다.” 이는 단순한 각오가 아니라, 자신의 생명보다 하나님의 뜻과 백성의 생명을 더 귀하게 여긴 신앙의 결단이었습니다. 생명을 건 순종, 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의 구원을 이루는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은 종종 위험과 결단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자리가 있다면, 우리는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나의 형편과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머뭇거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그 길에 나 자신을 내어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살아야 하기 때문에 머뭇거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목숨까지도 내어놓을 수 있는 신앙이 바로 에스더의 신앙이며, 그것이 곧 교회와 공동체를 살리는 길입니다. 오늘 나에게도 그 믿음의 결단이 요구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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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선짱님의 댓글

해선짱 작성일

샬롬!!  김해선입니다

♡ 깨달은점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는 목숨까지도 내려 놓아야함을  깨닫습니다.

 

♡ 실천하기

하나님의 부르심앞에 순종하도록 기도하며 나아갑니다.

강남교회님의 댓글

강남교회 작성일

아낌없이 하나님 앞에 헌신하며 믿음의 본이 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늘 앞에서 나아가는 갈렙과 같은 믿음으로 공동체를 섬겨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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